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지도자인 물라 오마르를 대신해 2인자인 물라 압둘 바라다르가 실질적으로 투쟁을 이끌며 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뉴스위크는 탈레반의 오랜 지도자인 오마르가 최근 조직 내부 고위 사령관들과의 접촉까지 삼가며 은신 생활에 들어간 가운데 바라다르가 지역 사령관들을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바라다르의 향후 투쟁 노선에 대해 미국 정보당국 등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바라다르는 최근 탈레반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점차 거세지는 와중에 아프간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파키스탄 남서부 지역의 한 거점에서 지역 고위 사령관들을 소집, 투쟁 명령을 직접 하달했다.

바라다르가 내린 명령은 탈레반 내부 병력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화력이 우세한 미군과 직접 전투를 벌이지 말고 가능한한 게릴라 전을 펼치며 주요 이동 도로에 사제 폭탄을 설치하거나 소규모 매복전을 벌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미군은 오마르에 대해 1천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추적중이며 오마르는 최근 3년간 탈레반의 고위 측근들조차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위크는 바라다르가 오마르와 달리 지금까지 외부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탁월한 능력을 내부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타협적이고 개방적인 스타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라다르는 올해 초 밀사를 보내 아프가니스탄 고위 인사와 접촉하며 `평화 협상'을 벌인 전례가 있는 등 탈레반의 투쟁 노선에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라다르는 최근 뉴스위크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오마르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고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오마르와 자주 접촉하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바라다르는 "오마르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모든 투쟁을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마르가 지금까지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기 어렵겠지만 탈레반 내부에선 바라다르가 탈레반의 미래를 이끌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그가 지도자로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위크는 "탈레반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에 따르면 바라다르가 지도자 오마르의 일개 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실질적인 지도자로서 바라다르가 부상하고 있는 데 대해 미 정보당국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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