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증가에도 매출은 부진
美 기업 실적호전은 '비용 쥐어짜기' 덕분?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제품 생산을 늘려서라기보다는 비용을 적극 줄인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AP통신은 2분기 기업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 덕분에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개선된 만큼 탄력적인 경기 회복세를 기대하긴 무리라고 진단했다. 전반적으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진 상황에서 순이익이 증가한 만큼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와 비철금속 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지만 순익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택배업체인 UPS도 2분기 매출이 17%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3년 전 기업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예상을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MS,아마존닷컴 등은 소비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S&P500에 속하는 기업 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43개 기업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관리 회사인 비콘트러스트의 프레드 프라엔켈 부회장은 "비용 절감은 미래 순이익의 원천이 될 수 없다"며 "매출 증가 없이는 장기적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즈호증권 미국법인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이 따로 놀고 있다"며 "기업들의 비용 절감은 단기적으로 기업 순익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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