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일부 지도자들에게 가장 상대하기 힘든 사람은 누굴까. 바로 골치 아픈 2세들이다.

미국의 외교잡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 24일자는 세계적 지도자들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등 5명을 가장 골치 아픈 아들로 꼽았다.

FP는 '세계에서 가장 나쁜 아들들'이란 기사에서 김정남이 배우 출신 어머니가 남편과 강제로 이혼하고 김 위원장과 결혼한 사실을 알고는 성장과정이 순탄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김정남이 지난 2001년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가족과 가짜 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된 사건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큰 수치였던 이 문제 때문에 그는 후계자 경쟁에서 동생 정운에게 밀렸다고 덧붙였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후하이펑도 골치 아픈 아들로 거명됐다. 잡지는 후하이펑이 중국 국영기업 누크테크 사장으로 있으면서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중국 공항들의 보안검색 스캐너 공급계약을 따내는 등 각종 이권을 챙겼다고 전했다. 그는 이달 아프리카 나미비아 정부가 누크테크와 관련된 뇌물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의 아들 한니발 카다피도 사고뭉치에 속한다. 한니발은 지난 2004년 파리 중심부 샹젤리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스포츠카로 시속 140㎞ 이상을 달리다 적발됐고,그 사건 두 달 후에는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하다 경찰이 출동하자 권총까지 꺼내드는 사건을 연출했다. 한니발의 말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종업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기도 했다.

또'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들 마크 대처도 어머니 망신을 톡톡히 시켰다. 마크는 지난 2004년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남아공에서 체포된 후 50만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잡지는 이 밖에 자예드 빈 술탄 알-니얀 전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아들인 셰이크 이사 빈 자예드 알-니얀은 UAE의 뛰어난 부동산개발자 중 한 명으로 꼽혔으나 ABC뉴스가 입수한 비디오 때문에 잔혹한 인간이라는 오명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