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햄버거와 와플을 맛볼 수 있는 '속성음식쎈터'(패스트푸드점) 1호점이 문을 열었다.

26일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의 첫 속성음식센터인 '삼태성청량음료점'이 지난 6월초 평양 금성네거리에 개업,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삼태성청량음료점은 와플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 싱가포르 기업의 협조를 받아 문을 열게 됐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또 싱가포르 측이 설비만 제공하고 음식의 원자재는 모두 북한 측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속성음식쎈터'에서 판매되는 음식(패스트푸드)은 북한 시민들의 입맛에 맞게 다시 개발됐으며, 일체의 화학첨가제도 들어가지 않는다.

가게의 차림표도 외래어 일색인 보통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순수 북한말로 꾸며져 있다. 햄버거는 '다진 소고기와 빵', 와플은 '구운빵지짐'이라 불린다.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메뉴도 있다. 100% 광어로 만든 '다진 물고기와 빵', 지방이 많은 음식을 싫어하는 손님을 위한 '남새(채소)와 빵', '다진 쇠고기와 빵+감자죽+김치'로 구성된 정식(세트)메뉴도 있다.

이들 속성 음식과 곁들여 마시는 음료는 북한에서 생산된 각종 '탄산물', '금강생맥주' 등이 판매된다.

메뉴판은 한 달에 한 번정도 바뀌며 앞으로 초승달 모양의 빵 '크로와산(croissant)'과 '호트 도그(hot dog)' 등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가격은 다른 나라의 패스트푸드점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다진소고기와 빵'은 190원(1.2유로, 약2100원), '금강생맥주'는 76원(0.4유로, 약700원) 정도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하며, 20대 여성 위주의 종업원 15명이 요리와 서빙을 병행한다.

조선신보는 "삼태성청량음료점은 국내 원자재를 쓰면서 시민들이 처음보는 요리와 간편한 식사 차림표를 잇따라 내놓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시일에 평양 시내에 분점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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