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4일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취임 후 두 번째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반기문 총장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에너지 절약 램프 등 에너지 효율 기술을 활용한 '그린 라이트' 행사에 참석해 "중국의 지지 없이는 올해 새로운 틀의 기후변화협약이 성공할 수 없다"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엔은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을 규정한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타결한다는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반 총장은 "중국의 지속가능한 경제 및 에너지 정책의 성과는 중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중국의 노력은 개발도상국의 모델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델이 된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적인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함께 따라온다"고 말해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국이자 대국인 중국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문제 대처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과 함께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회담을 하고 "유엔은 기후변화 문제와 식량문제 등 전세계적 문제 해결과 지역의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 부장도 중국은 기후변화 문제에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반 총장과 양 부장이 국제적 문제와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해 기후변화 문제 외에도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음을 시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회동, 기후변화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도 만날 예정이다.

반 총장의 방중은 지난해 5월 쓰촨(四川)성 대지진 피해지역 방문과 7월 1~3일 취임 후 첫 공식방문에 이어 1년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반 총장은 25일에는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26일부터 몽골을 공식 방문, 차히야 엘벡도르지 대통령 등 몽골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기후변화 대처방안을 논의하고 몽골과 같은 내륙국가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