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다. 신규 상장 종목이 거래 개시 직후 100% 넘게 급등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는가 하면,공모가격이 주당순이익(EPS)의 50배를 넘는 수준에 청약되는 등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건설엔지니어링은 22일 500억위안(약 9조원) 규모의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중국에서는 2007년 시노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모집하는 셈이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IPO 재개를 허용한 뒤 5번째인 건설엔지니어링의 공모에는 1조6000억위안(약 288조원)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엔지니어링의 신주 발행 예상가격은 주당 3.96~4.18위안이다. 이는 작년 EPS의 53배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상하이증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5배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일정한 가격대에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은 뒤 최종 공모가격과 배정 수량을 정한다. 현재 청약을 받고 있는 시멘트 회사 BBMG는 경쟁률이 500 대 1을 넘어섰으며 최종 경쟁률은 650 대 1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IPO 재개 후 첫 테이프를 끊은 산진제약은 EPS의 30배가 넘는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했는데도 거래 첫날 82% 급등했다. 뒤이어 상장된 완마케이블은 125% 뛰었다. 두 종목 모두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20%나 올라 30분간 매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IPO에 나서려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이달 말까지 4개사가 IPO 심사를 대기하고 있으며 300여개 기업이 IPO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창업판)이 이달 말부터 IPO 신청을 받는다.

IPO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물량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증시 변동성을 높이면서 시장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