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가 21일 오후 중의원을 해산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0일 총선을 놓고 여야가 40일간의 뜨거운 선거전에 돌입한다. 일본에서 총선거가 실시되기는 2005년 9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이번 선거는 집권 자민당과 아소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추락한 가운데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이다.

여당은 경기 대책과 외교 · 안보 면에서 실적을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자민당의 실정과 장기 집권에 대한 국민적 실망,관료 주도 정치의 한계 등을 지적하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할 방침이다.

일본 중의원의 정원은 480명이다. 선거에선 소선거구제 투표로 300명을 뽑고 비례대표로 나머지 180명을 선정한다. 4년 전 총선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우정 개혁' 훈풍으로 자민당이 296석을 확보,압승을 거뒀다. 공명당과 합쳐 공동 여당 의석은 중의원 재의결에 필요한 3분의 2를 여유 있게 넘었다. 하지만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는 자민 · 공명 여당이 과반 의석(241석)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자민당에 크게 앞서고 있다. 비례대표에서 선택할 정당도 민주당이 자민당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동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할 경우 자민당으로선 1955년 창당 이후 사실상 처음 야당에 정권을 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선거에선 고이즈미 전 총리와 고노 요헤이 중의원 의장 등 5선 이상 중진 12명이 포함된 현역 의원 24명이 불출마할 예정이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12선 경력의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미 지난해 9월 차기 중의원 선거에 나서지 않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14선으로 최다선 의원인 고노 의장 역시 작년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