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던 비행기의 천장에 난데없이 구멍이 뚫려 불시착하는 사고가 미국에서 벌어졌다.

14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테네시주 내슈빌을 출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로 향하던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보잉 737 여객기의 기체 천장에 갑자기 구멍이 뚫렸다. 구멍의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약 30cm로, 객실에 있던 승객들도 구멍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기체 이상이 발견된 후 이 여객기는 방향을 틀어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의 예거공항에 오후 6시 30분께 긴급 착륙했다. 기내에는 승객 126명과 승무원 5명 등 총 131명이 타고 있었다. 부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벨처 예거공항 대변인은 "볼티모어를 향하던 2294편 보잉 737기가 무사히 착륙했다"면서 "기체 천장에는 어른 발 정도 크기의 구멍이 뚫려있었다"고 발표했다.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 브라이언 커닝엄은 사고 다음날 N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해 "객실 중간 자리에 앉아 졸고 있다가 평생 들어본 것 중 가장 시끄러운 굉음을 듣고 깨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커닝엄은 또 "승객들은 차분히 천장에서 내려온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찰스턴에 비상착륙 후 조종사가 객실에 들어서자 박수를 치고 악수를 청하며 포옹을 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 연방 항공청(FAA)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지난 1994년 제작된 것으로, 지난 1월 검사 결과 총 8개의 균열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사우스웨스트항공 측은 14일 자사가 보유한 보잉 737-300기 181대를 대상으로 밤샘 점검을 실시한 뒤 정상 운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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