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모습으로는 판단에 한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이 분야 전문의들은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이나 사진만으로는 췌장암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세훈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외모만 봐서는 췌장암 여부를 알 수가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췌장암 항암치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머리숱이 듬성듬성 빠지는) 심하지 않은 탈모와 피부변색, 오심, 구토,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모상 탈모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났다고 해서 김 위원장을 췌장암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게 관련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증상은 췌장암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부작용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공개된 김 국방위원장의 사진은 지난 8일 김일성 주석 15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을 때다.

당시 카메라에 비친 김 국방위원장은 고개를 숙여 묵념하거나, 앉아서 자료를 읽을 때 찍힌 영상에는 머리 윗부분의 머리숱이 많이 빠져 있는 모습이었으며, 행사장에 앉아 있을 때는 수척한 얼굴에 다문 입 오른쪽 꼬리가 올라간 모양으로 비쳤다.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뇌졸중 또는 당뇨 합병증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었다.

췌장암은 보통 CT(컴퓨터단층촬영)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데, 상당수 환자가 복통 등의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데다 장기 자체가 워낙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 대다수가 수술 시기를 놓치고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