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대통령 직접 대면은 불발

쿠데타가 발생한 온두라스의 신구정부 대통령이 9일 코스타리카의 산호세에서 중재자로 나선 오스카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각각 만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했으나 신구정부 대통령 간 직접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실의 파블로 게렌 대변인은 "신구 대통령의 직접 접촉은 없었다"고 밝히고 양측의 실무진들이 아리아스 대통령의 중재하에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부의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은 아리아스 대통령 관저에서 대화를 마친 뒤 "만족한다"며 곧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첼레티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를 시작했으며 4명의 실무진이 잔류할 것"이라고 밝히고 오는 11월로 예정되어 있는 대통령 선거를 당초 계획대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데타로 추방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은 미첼레티에 앞서 아리아스 대통령과 만난 후 "우리는 일보를 내디뎠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조속히 복귀시켜야 한다는 나를 비롯한 노조와 정치인들의 입장을 아리아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은 셀라야 전 대통령이 먼저 아리아스 대통령을 만나 입장을 전달하고 떠난 후 미첼레티 대통령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형식을 취했다.

미첼레티와 셀라야는 상대방이 있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아리아스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두라스 신구정부 대통령간 직접 접촉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이 같은 도시에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리아스 대통령에게는 하나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관측통들은 양측이 초기에 서로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밀고당기는 협상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우선 실무협상이 시작된 데 그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온두라스 국내에서는 9일에도 신구 정부를 각각 지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를 계속했다.

(산호세 AF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