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 대변인 "탈레반 지도자 파즐울라 중상"

아프가니스탄 접경 파키스탄의 남와지리스탄에서 8일 2차례에 걸친 미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탈레반 전투원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파키스탄 정보 당국이 이날 밝혔다.
또 북서변경주(州) 스와트 밸리에 대한 공습으로 현지 탈레반 최고지도자가 중상을 당했다고 정부군 대변인이 밝혔다.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가 장악한 남와지리스탄에 대한 첫번째 공습은 미군 무인폭격기가 카르완 만자 지역의 산 정상에 위치한 탈레반 훈련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공격으로 탈레반 전투원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부터 몇 시간 후 남와지리스탄 동쪽에서도 미군 무인폭격기가 발사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탈레반 전투원을 운송 중이던 차량 4대에 떨어져 탈레반 고위 지휘관 1명을 포함,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밝혔다.

이로써 지난 2주간 남와지리스탄 지역에서 진행된 미군의 미사일 공격은 모두 6건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0여차례에 걸친 미군의 공습으로 수백여명의 탈레반 저항세력이 사살됐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군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은 스와트 지역 탈레반 수장인 파즐울라가 최근 공습으로 중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파즐울라가 어느 지역에서 공습을 당했는지, 또 상태가 얼마나 위중한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파즐울라는 스와트 지역 탈레반을 이끌어온 최고지도자이자 이슬람 원리주의를 전파해온 강경파 성직자다.
그는 불법 라디오 방송을 통해 주민에게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생활 방침과 탈레반의 정책 등을 전파해 'FM 물라(Mullah, 물라는 이슬람교 이론을 교육받은 지역 성직자 또는 사원의 지도자를 높여 부르는 말)', '라디오 물라'로 불려왔다.

특히 지난 2007년에 스와트 일대를 장악한 그는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행동을 한 주민을 공개 참수하기도 했고, 여학교를 불태우거나 폭파하는 등 악명을 떨쳤다.

그는 지난 4월 이슬람율법실행운동(TNSM)의 대표이자 장인인 수피 모하메드의 중재로 북서변경주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와의 영구 휴전 약속을 어기고 인근 부네르 등지로 세력을 확장,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우려를 낳았고 결국 파키스탄 정부군의 대대적인 소탕전을 촉발한 바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파즐울라를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은 정부군에게는 매우 큰 승리를 의미하고, 탈레반이 스와트에서 조직을 재건하는 것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의 사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데라이스마일칸<파키스탄>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