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백악관 마서스 비니야드行 준비 분주"

미국 대통령의 휴가는 공식적으로 기밀에 속한다.

특히 텍사스에 목장을 갖고 있지도 않고, 메인주 해변에 가족 별장도 없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후 첫 휴가를 어디로 갈 것인지는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6일 "대통령의 휴가 목적지는 기밀 사항이지만,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인 마서스 비니야드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오는 8월 대통령의 휴가를 앞두고 백악관이 바쁘게 예약과 준비를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마서스 비니야드의 6개 타운중 어느 곳에 머물지, 또 기간은 얼마나 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함구하고 있다.

우선 현안인 의료보험 관련 법안과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인준 등 의회 현안을 흩트리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실업률이 10%에 육박하면서 미국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골프 일정이나 저녁 약속 등으로 채워질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8월 대선 기간 당시 오바마 후보가 할머니가 살고 있는 하와이로 휴가를 갔을 때 일부 워싱턴의 정치 평론가들, 특히 ABC 뉴스의 코키 로버츠는 "그가 이국적인 장소로 휴가를 떠난 것처럼 보인다"며 "그는 머틀비치(노스캐롤라이나의 휴양지)를 택해야 했다"고 비판했었다.

올해 오바마 측근들은 몇몇 휴양지를 놓고 검토했지만, 머틀비치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백악관이 마서스 비니야드를 택한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 선호하던 곳일 뿐 아니라,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적이 있어 경호에 익숙한 장소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 곳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클린턴이 13일 동안 9번의 칵테일 또는 디너 파티를 열었던 것과는 달리 오바마는 자신의 시카고 친구 몇명만 초청해 함께 휴가를 보내고, 유명 인사들과의 골프 대신 친구들과 조촐한 라운딩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오바마가 영화 제작자인 스파이크 리의 저택에 머물지, 또 어느 타운에 머물 것인지를 놓고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의 이번 휴가로 이 지역의 명성을 높이면서 일반 휴양객들이 밀려 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의 오랜 친구이자 마서 비니야드에 살고 있는 찰스 오글레트리 하버드 법대 교수는 "대통령이 휴가를 휴가답게 즐길 수 있도록 그의 사생활을 존중해 줘야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과도한 관심을 경계하고, "그가 지친 몸으로 워싱턴에 돌아가는 `일하는 휴가'가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를 재충전시키는 진정한 의미의 휴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