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를 앞두고 G8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신흥국의 경제 비중과 역할이 커지는 변화를 반영해 선진국들만 모이는 G8보다는 주요 신흥국들도 참여하는 G20과 같은 모임이 세계 현안을 논의하는 틀로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G8 회의에 앞서 열리는 브라질 · 프랑스 정상회담 참석차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G8의 점진적 해체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G8 구성국들이 존속을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세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G8보다는 G20이 더 이상적인 형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같은 제의가 브릭스(BRICs) 회원국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는 물론 G8 정상회담에 함께 초청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경제장관은 "선진국 그룹인 G8은 낡은 기구"라며 "국제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신흥경제국들을 흡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G8이 최근 몇 년간 신흥국들을 모임에 초청했으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G8 정상회의에서는 △금융 규제 △기후변화 협약 △경기부양 출구전략 △무역 문제 △개도국을 위한 120억달러 규모 식량안보 펀드 조성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이란의 부정선거 문제 등 최근 이슈들도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새로운 기축통화 도입 제안은 공동선언문에 반영될 가능성이 낮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