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의 거듭되는 공세에 포르투갈 경제장관은 두 손의 검지를 치켜세워 이마 위로 가져갔다. 포르투갈에서 뿔 모양의 제스처는 '간통''불륜' 등 부정행위를 상징한다. 야당 의원을 모욕하는 제스처의 대가는 장관직 사임이었으며,포르투갈 집권당은 다가온 총선에 악재를 만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방송 등은 4일 포르투갈 언론을 인용,"마누엘 피뉴 포르투갈 경제장관(사진)이 야당 의원에게 모욕적인 제스처를 취한 뒤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피뉴 장관에게 모욕당한 야당 의원은 베르나디뉴 수아레스 공산당 대표.그는 광부 일자리 문제 등을 놓고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뿔 모양 제스처는 영어권에선 셰익스피어 작품 등에 흔적이 남아 있으며,라틴 문화권에선 "당신은 바람난 부인을 뒀다"는 의미로 통한다. 이 같은 직설적인 모욕 행위는 포르투갈 현지 언론의 1면을 도배했다. 결국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사과했으며,피뉴 장관도 파문이 확산되자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