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대통령에 전면 개각 촉구

훌리오 코보스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2011년 10월로 예정된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고 EFE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코보스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출신 지역인 멘도사 주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최근 집권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결과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2011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코보스 부통령은 이어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내각을 전면 교체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코보스 부통령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추진해온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안을 상원 표결을 통해 부결시키며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른 인물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실시된 아르헨티나 총선 결과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이끄는 집권연합은 정치 중심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선거구에서 모두 패했다.

이에 따라 집권연합은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잃은 데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의 지위를 상실하게 됐으며, 정국 주도권을 야권에 넘겨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렸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출마했던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달 29일 집권당 대표직을 전격 사임했다.

이어 신종플루 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1일 보건장관이 사임한데 이어 교통장관까지 물러나면서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극도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01년 총선을 통해 야권이 하원 다수당을 확보한 지 열흘만에 사회적 갈등과 경제 위기까지 겹치면서 페르난도 데 라 루아 전 대통령이 사임한 전례가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