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주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무기 감축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3일 이타르 타스 등이 보도했다.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러시아 대통령 대외정책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양해각서는 오는 12월 시한 만료되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을 대체할 새로운 협정의 기본 윤곽을 담게 될 것"이라며 "법적 구속력을 갖는 문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합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협정은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 방어(MD)와 연계될 것"이라며 "전략 공격 무기와 방어 무기는 결코 떼어낼 수 없다는 게 러시아의 확고한 입장이며 새로운 조약에도 그것이 반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양국 간 신뢰 없이는 START-1이나 MD 문제를 다룰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호드코 보좌관은 또 "두 정상은 러시아 영토를 통한 아프가니스탄 군사 물자 제공 등에 관한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 측에 파병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는 또 이란과 북한 핵 문제, 그루지야 사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웹사이트 비디오 블로그에서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협력의 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현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러시아도 소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은 과거의 '파워 정치'를 청산하고 이번 회담을 국제 금융위기와 정치적 현안을 다루는 데 힘을 모으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6일부터 사흘 간의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하며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단독ㆍ실무 회담을 갖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러시아 기업인과 언론사, 비정부기구(NGO) 대표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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