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12주년이 되는 1일부터 홍콩과 중국 간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허용된다. 이에 따라 홍콩이 위안화 국제 허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과 런즈강 홍콩 금융관리국장이 29일 양해각서를 체결,이르면 7월부터 무역대금을 위안화로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홍콩 기업들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주하이 둥관 등 중국 5개 도시에 있는 기업 간 거래로 우선 한정 시행한다. 스탠리 웡 중국 공상은행 아시아부문 부사장은 "홍콩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홍콩 대중 무역의 50% 정도가 위안화로 결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홍콩과 중국 간 교역액은 2030억달러에 달했다.

중국이 변경무역이 아닌 무역결제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홍콩이 위안화 결제 허브로 발전할 것"(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런즈강 국장도 "제3 국가 기업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의 5대 도시 기업과 거래할 경우 실질적으로 위안화 거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홍콩에 위안화 환헤지 상품을 만들어 위안화 무역결제를 추진하는 다른 나라들이 홍콩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이동현 차장은 "위안화 무역결제를 위해선 위안화 환헤지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위안화로 운용할 수 있는 대상 금융상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홍콩은 물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러시아에 이어 브라질과도 무역결제시 위안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중국은 일찌감치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의 디딤돌로 삼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2004년 해외서는 처음으로 홍콩에 위안화 예금과 환전 등의 서비스를 허용했다. 홍콩에선 현재 38개 은행이 위안화 업무를 취급하고 있으며,위안화 저축은 5월 말 기준 530억위안에 달한다.

중국은 이번에 홍콩과 위안화 무역결제를 실시하면서 홍콩 은행들이 무역금융을 통해 위안화 대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해외 은행의 첫 위안화표시 채권(판다본드) 발행지로 홍콩을 선택한 것도 위안화 허브 육성을 위한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HSBC은행이 홍콩에서 10억위안(1800억원) 규모의 판다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동아은행도 30일부터 판다본드 판매를 시작했다. 동아은행의 판다본드 금리는 연 2.8%다. 총 40억위안(7200억원) 발행한도를 승인받았다.

중국으로선 홍콩을 위안화 허브로 만듦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홍콩과 중국 간 위안화 무역결제는 위안화 국제화 노력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