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소 300명을 숨지게 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가 30여 년 전 실험실 사고로 유포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30일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을 인용, 1977년 한 실험실에서 신종플루와 같은 성질의 바이러스를 실수로 흘리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신종플루는 없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구를 이끈 미국 피츠버그대의 샨타 짐머와 도널드 벌크 박사는 1950년대 자취를 감춘 H1N1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 대유행기였던 1977년 한 실험실에서 우연히 새나가면서 다시 나타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976년 미 뉴저지주 포트딕스 해군기지에서 돼지로부터 직접 전이된 인플루엔자가 창궐하자 전 세계적으로 H1N1 바이러스를 연구하려는 움직임이 인 것이 이 같은 사고를 불러 일으켰다고 추정했다.

짐머 박사는 당시 인플루엔자를 연구하는 실험실이라면 대부분 냉동샘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실험실이 바이러스를 새나가게 했는지 특정할 수 없지만 신종플루의 재출현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1977년 사고가 없었더라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전염병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으나 이것이 우리가 또 다른 전염병을 갖지 않았을 것이란 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하와이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주 보건부는 지난 19일 오아후섬 트라이플러 군 병원에 입원 중이던 60세 환자가 신종플루를 앓던 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재니스 오쿠보 보건부 대변인은 그러나 신종플루가 환자의 첫째 사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스페인에서도 첫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스페인 보건부는 천식이 있는 20세 모로코 여성이 30일 신종플루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 여성은 임신 28주차로, 사망 전날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했다.

아기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