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대중국 설득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필립 골드버그 전 볼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가 이끌고 관련부처로 구성된 전담 협의 조직이 구성돼 조만간 중국과 대북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베이징(北京)을 방문하는 것.
앞서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0차 미.중 연례 국방협의회에서도 미셸 플러노이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마샤오텐(馬曉天)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을 만나 중국에 적극적으로 유엔 대북제재 참여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안보리 결의의 효과적 이행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인 중국이 대북제재에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25일 북한의 제2차 핵실험 강행 직후 북한에 싸늘하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안보리 결의안에도 찬성표를 던졌지만 최근 들어 제재보다는 대화를 강조하는 듯한 양상이다.

청융화(程永華)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26일 충청포럼 초청강연에서 "대북제재가 안보리 행동의 목적은 아니다"라며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해결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청 대사는 특히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결의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결사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입장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라면서도 "정치적.외교적 수단이 한반도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확실하며 실행 가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처럼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것으로 비쳐지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무엇보다 정치.경제 등 분야에서 북한의 대중 의존도가 큰 만큼 중국이 담당할 제재 비중 역시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으며 여기에 중국이 부담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 연장 선상에서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할 경우 전통적인 북중관계 훼손까지 염두에 둬야하며 그럴 경우 국제 외교무대에서 북한을 매개로 한 중국의 위상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중국이 북한에 대한 중재력으로 국제 외교무대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주도하는 국제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이런 '명성'에 흠집이 생길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 당국자들은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반대하고 안보리의 강력한 대응에 동참했던 중국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27일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하고 안보리의 적절하고 균형적인 대응을 지지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입장"이라며 "안보리 결의 채택에 찬성했던 중국이 이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결국 제재에는 동참하게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중국 설득 작업을 통해 중국의 우려를 얼마나 불식시킬 지, 그리고 그 결과 어느 정도 수위의 제재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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