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선거 이후 시위 사태를 놓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간 설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7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아마디네자드는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는 그가 왜 관례와 예의를 무시하는 방식으로 말하고 간섭하는지 모르겠다"며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이란 뉴스통신 IRNA가 전했다.

이날 발언은 앞서 26일 오바마가 "시민들의 시위에 대한 이란당국의 `난폭한' 진압은 이란과 직접 대화를 바라는 나의 희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오바마는 이날 "난 아마디네자드의 사과 요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이란 선거과정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 미국이 완전히 뒤로 빠져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며 사과 요구를 일축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지난 25일에도 오바마를 비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난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왜 그가 이런 함정에 빠져 부시(조지 부시 전 대통령)가 전에 자주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는 "이런 방식이 당신의 입장이라면 사람들은 당신을 부시와 비슷한 인물로 간주할 것이며 (서로) 논의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을 강하게 규탄하지 않는다는 미국 내 비판여론에 직면했던 오바마는 지난 23일 비교적 강한 어조로 이란을 비난했다.

오바마는 "상당수 이란 국민이 이번 선거가 합법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시위는) 국지적인 것도 아니고, 이곳저곳에 나오는 불평 수준도 아니다.

(이란 내부에서는) 선거의 합법성에 대한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세계는 시위대에 대한 이란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에 경악과 분노를 하고 있다며 "나는 이러한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고 무고한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미국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 대통령 간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하더라도 과거 아마디네자드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간에 주고 받았던 설전에 비하면 수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평화 구축 등 미국의 대 중동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이란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아마디네자드 역시 이란의 경제회생을 위해 유엔 경제제재 완화 등 미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고 아마디네자드의 집권 2기가 시작되면 양측이 새로운 미-이란 관계 설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양측의 공방이 선을 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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