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저축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경기 회복이 더딜 수도 있다는 우려속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07달러(1.5%) 하락한 배럴당 69.16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 주 들어 1.2%가 하락했지만, 한달 동안으로 보면 여전히 3% 가량 오른 상태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8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92센트(1.3%) 하락한 배럴당 68.86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이날 장 초반 나이지리아 민병대가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 지면서 71달러를 상회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원유공급이 부족해 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의 저축률 상승 발표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상무부는 이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달 미국의 소비지출이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2월 이후 석달만에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계의 소득이 소비 보다는 저축에 몰리면서 가계저축이 15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처분가능한 소득에서 실제 소비를 제외하고 남은 부분을 보여주는 지표인 가계저축률은 5월중 6.9%를 기록해 전월보다 1.3%포인트나 상승, 1993년 12월 이후 15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저축률 증가는 장기적 측면에서 경제에 건전한 것이지만, 소비가 심각하게 위축된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MF 글로벌의 존 길더프 수석 부회장은 "미국 경제는 소비 의존도가 매우 크다"면서 "최근의 저축률 증가는 향후 몇 개월 동안 수요가 압박받을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터부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회장은 "유가가 70달러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초 68달러로 시작됐던 유가는 이달말에도 그 정도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 값은 1.50달러(0.2%) 오른 온스당 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