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에 '더 적극적 교섭' 심리적 압박될 듯

북한에 억류된 미국 커런트TV 소속 여기자들인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고 로라 링 기자의 남편 아이언 클레이튼씨가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6일 전했다.

클레이튼씨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여기자들 석방 촉구 집회에서 로라 링 기자가 지난 21일 밤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으며 유나 리 기자에게도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나 리 기자도 같은 날 남편 마이클 샐데이트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고 샐데이트씨는 밝혔다.

두 여기자 모두 겁에 질린 목소리였지만, 로라 링 기자는 현재의 구금상태에 대해 "견딜 만 하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이 두 여기자에게 미국에 있는 남편들에게 전화를 걸도록 허용한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여기자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은 실제 건강이 악화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두 여기자의 석방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북 접근을 하도록 미 정부를 압박하는 심리효과를 북한 당국이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여기자가 노동교화형에 처해졌지만 통화에서 노역을 하고 있다는 말이 없는 점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이언 켈리 미 국무부측은 북한 당국이 두 여기자들에 대해 노동교화형을 집행하는 어떤 법적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전했다.

국무부측은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가 지난 23일 두 여기자를 초대소에서 각각 따로 면담했지만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두 여기자가 같은 곳에 머물고 있다고 추정했다고 RFA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