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 한국의 인연은 꽤 깊다. 잭슨의 첫 내한 공연은 1996년 10월11일,13일 이틀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잭슨은 첫 공연 이후에도 여러 차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 땅에서 반전과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하지만 LA 흑인 폭동과 그의 성추행 파문에 따른 일각의 반대 여론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는 1999년 6월25일 서울 잠실 종합경기장에서 치러진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의 무대를 통해 두 번째 한국 팬을 찾았다. 4만여명의 관객이 모인 이날 공연은 지금도 '지상 최대의 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보다 앞선 1997년 11월18일 마이클 잭슨은 돌연 전북 무주리조트에 나타나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무주 리조트에 세계적인 테마 파크 건설을 추진한다'는 등 소문이 떠돌았지만 그가 방한한 진짜 이유는 판문점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판문점 공연은 무산됐지만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각별한 사이가 됐고,1998년 2월 취임식에도 참석해 우정을 과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26일 잭슨 사망 소식에 대해 "우리는 세계의 한 영웅을 잃었고 한국의 통일에 부단한 관심을 가지고 성원해 준 사랑스러운 벗을 잃었다"는 말을 전했다고 최경한 공보비서관이 전했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은 한국 팬들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사이트에는 '동시대를 살았던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부심과 행복을 준 사람''대한문 앞에 분향소라도 세우자'는 등 애도의 글이 쏟아졌다.

한편 잭슨은 내한공연과 관련해 소송에 휘말린 악연이 있다. 잭슨의 내한공연을 열었던 공연기획사 T사는 1996년 공연 반대운동을 벌인 시민단체 간부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승소했다.

김보라/서보미 기자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