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무 수행 돕기 위해 전략적 대외 행보 강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여사가 '더 효과적인 내조'를 위해 대외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영부인의 역할이 남편 뒷바라지라는 '전형적인 내조'에 국한되는 것을 원치 않은 미셸 여사가 남편이 추진하는 각종 정책 과제들을 향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부인 역할 확대'에 나선 미셸 여사는 우선 재키 노리스 비서실장을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수전 셔(61)로 교체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노리스 전 실장이 자신의 사생활은 물론, 정치적 현안들을 관리하는 데도 능력을 발휘해주길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비서실장을 교체한 것이다.

이에 셔 실장은 취임 직후 데이비드 액슬로드 백악관 선임고문을 만나 "앞으로 내가 전화할 때는 즉시 응답해 달라"고 요청, 이스트윙(영부인이 머무는 공간)-웨스트윙(대통령 및 백악관 참모들이 근무하는 공간)간 연락망 강화에 나서며 미셸 여사의 기대에 부응했다.

비서실장 교체 이후 미셸 여사는 여느 때보다 더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편인 오바마 대통령의 야심작인 의료보험 개혁 문제에 대해 더 자주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22일에는 '다 함께 봉사를(United We Serve)'이라 명명된 여름 봉사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미셸 여사는 또 조만간 군인가정을 돕기 위한 상담기구 설립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미셸 여사가 대외 행보에 주력하는 것은,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도우려면 '웨스트윙'은 물론, '이스트윙' 역시 전략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미셸 여사의 측근들은 전했다.

영부인실이 주관하는 여러 가지 행사들 역시 백악관이 추진하는 정책들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져야 하며,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 미셸 여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셸 여사는 이스트윙이 웨스트윙을 보조할 효율적인 '조직체'가 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그 자신이 이스트윙의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