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스스로 커 나간다. 유망하다면 어느 회사든 상장할 수 있고,발전 가능성이 커 보이는 기업에 대해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매력적인 기업에 자금을 수혈하면서 끊임없는 활력을 유지한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개념을 경영에 도입해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 롱아일랜드주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라이트 솔루션즈(Rite Solutions)다. 2000년 짐 라보이(Jim Lavoie)와 조 마리노(Joe Marino)가 창업한 라이트 솔루션즈는 미 해군이 쓰는 소프트웨어의 80%를 납품하고 있다. 설립 5년 만에 직원 수 150명,연 수익 2000만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성장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 바로 직원 아이디어 주식시장이다.

라이트 솔루션즈의 '아이디어 주식시장(Mutual Fun)'은 웹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아이디어가 있는 직원은 누구나 기획안을 만들어 주당 10달러의 주식을 발행한다. 실제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같다. 기획안 구상부터 상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은 상사의 간섭이나 승인 등의 절차 없이 전적으로 개인 의지에 따라 진행된다.

아이디어를 상장한 후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실행하기 위한 '단기 계획안(Budget-it)'을 작성한다. 이것은 상장한 아이디어를 함께 진행할 동료를 모집하는 일종의 광고다. 참여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상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직원은 1만달러에 달하는 가상의 돈을 지급받는다. 이 돈을 '괜찮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다. 또한 아이디어 개선 사항 등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아이디어는 처음보다 더 발전하게 된다. 결국 좋은 아이디어들에는 돈이 몰려 주가도 높아진다. 주가가 꾸준히 높은 톱20위 아이디어를 선정해 경영자 주관 아래 기업 차원의 투자가 이뤄져 실행된다.

선정된 아이디어를 상장한 사람과 그 기획에 동참한 사람들에게는 보상한다. 그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내놔 더욱 발전시킨 다른 직원들의 공로도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라이트 솔루션즈가 아이디어 주식시장을 도입한 첫해 발굴해 낸 사업 아이템은 무려 44개에 이른다. 이 아이디어들은 그 해 라이트 솔루션즈의 신제품에 반영돼 사업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창조경영이 유행이다. 그러나 반짝이는 재미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인센티브만 노리고,모두 발 벗고 뛰어드는 시대도 지났다. 재미와 투명성,공정한 보상 3박자를 갖출 때 진정한 창조경영이 빛을 발한다.

조미나 이사/김지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