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시장에서 그동안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던 구리값이 3주 만인 22일(현지시간) 5% 이상 급락했다.원인으로 중국의 '재고과잉' 탓으로 보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269달러가 떨어진 t당 476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하루 사이 5.3%가 떨어진 셈이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5.2%, 11.75센트 하락한 파운드당 2.14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월 17일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 같은 급락 원인은 이날 강세로 돌아선 달러화 가치와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 외에도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실질적 수요가 감소하며 내달부터 수입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정련동(refined copper) 수입량은 지난 5월까지 4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5월 한 달간 수입량은 전년 동월비 258% 급증한 33만7230t으로, 4월의 31만7947t보다 6% 늘어났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중국의 사상 최대 수입량 기록이 향후 수입 감소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t당 5000달러 지지선을 무너뜨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구리제련수수료(TC/RC)도 아시아 지역 제련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나며 현물 t당 90달러에서 25달러 수준으로 70%나 하락했다. 또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구리 수입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내 구리 생산업체들에 증산을 지시하면서 국내 공급이 늘어나면 수입량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서다.

이와 관련, 유럽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아우루비스는 하반기 중국의 구리 수요가 침체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중국 진루이 선물 주 얀종 애널리스트도 "5월 말부터 마진이 떨어졌기 때문에 수입 증가세가 적어도 8월 이전에는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도 구리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동업연구조직(ICSG)은 2009년 1분기의 초과 공급량이 4만8000t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세계 금속통계사무국( WBMS)도 지난 1~4월 구리 11만3000t이 초과 공급됐으며 광산 생산량은 전년동기비 1.6% 증가한 502만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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