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 논란에 쐐기.."굴종의 상징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2일 자국 내에 거주하는 무슬림 여성들의 부르카(이슬람 전통의상) 착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의회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부르카나 니캅 착용은 종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여성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감싸는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된 뒤 프랑스 정부 각료 및 의원들 사이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부르카는 종교의 상징물이 아니라 굴종의 상징물"이라면서 "이를 착용하는 것이 프랑스 영토내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뤽 샤텔 정부대변인은 현지 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부르카 착용이 무슬림 여성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것으로 입증이 되면 의회가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알제리 출신의 무슬림 인권운동가인 파델라 아마라 도시정책담당 국무장관도 "부르카 착용은 여성의 기본적인 권리를 말살하는 것"이라면서 프랑스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좌파 정치인으로 사르코지 정부에 발탁된 에릭 베송 이민ㆍ통합부 장관은 법적으로 이를 금지하는 것은 불필요한 긴장관계를 조성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500만명의 무슬림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04년에는 공립학교에서 무슬림 여학생의 히잡과 종교적인 상징물 착용이 금지된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