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섬이자 북극 동토의 상징 그린란드가 250여년간의 덴마크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국가로 가는 첫발을 내디뎠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21일 수도 누크에서 자치권 발효 기념식을 열고 덴마크로부터 사실상 독립을 선언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수천명의 주민들이 참석,에스키모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국제법에 따라 그린란드 국민으로 인정받게 된 것을 자축했다. 공식 언어로는 그린란드어가 채택됐다.

1775년부터 덴마크령 영토였던 그린란드는 지난해 11월 주민투표에서 자치권 확대안이 압도적 찬성 속에 통과되면서 이날부터 북극 천연자원에 대한 권리와 사법 · 경찰권 및 제한적인 외교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과 부군 헨리크도 에스키모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식에 참석해 그린란드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덴마크는 1979년부터 그린란드에 제한적 자치권을 인정해왔으며,그린란드의 자치권 발효 이후에도 국방 및 외교적 사안에 대해선 여전히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얼음으로 뒤덮인 그린란드 땅 밑에는 천연가스와 원유 금 다이아몬드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아직은 어업에 의존하는 가난한 나라지만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지하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린란드가 빠르게 '녹색의 땅(그린랜드)'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