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잦은 실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필승'을 강조하려다가 '석패'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소 총리는 20일 도쿄(東京)도 의회 선거에 출마한 자민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선 격려 방문에서 "필승을 해서"라는 말을 해야 할 대목에서 "석패를 해서"로 틀리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배석자가 지적을 해주자 당황한 듯 "다시 승리해서, 필승.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잘 부탁합니다"라는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으며 선전을 당부했다.

아소 총리의 이날 말실수에 대해서는 최근 내각에 대한 지지율 하락 등으로 총선을 앞두고 총리를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패배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도쿄도 의회선거는 다음달 12일 치러지는데, 오는 9월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자민당이 도의회 선거에서 패할 경우 당내에서 '아소 끌어내리기'가 본격화 돼 아소 총리가 전가의 보도인 중의원 해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경우 새로운 총재-총리를 선출해 차기 중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총선거가 중의원 임기 만료 후인 10월로 대폭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도의회 선거에서 참패가 아닌 제1당의 지위를 어떻게든지 유지하게 되면 아소 총리가 해산권을 행사, 8월 초 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아소 총리 아래서 선거를 치르는 상황을 반기고 있다.

아소 총리의 지지율이 10%대 후반으로 급락하고 대신 민주당의 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아소 총리가 낙마, 새로운 총재-총리가 등장해 선거를 치를 경우 국민적 관심이 자민당 쪽으로 쏠리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20일 거리 연설에서 "아소 총리, 제발 당신의 주도로 총선거를 치르길 바란다.

그것이 헌정의 상식이다"고 꼬집었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