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돌파 해법을 새마을운동에서 찾고 있습니다. "

림삼콜 주한 캄보디아 대사(61 · 사진)는 18일 "영농 지도자를 키워 농업기술을 전파,농촌을 살리는 새마을운동을 한국과 협력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제가 2006년 이후 3년간 연평균 10% 이상 성장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는 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낙후한 농업 육성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농업은 캄보디아 경제의 30%를 차지한다.

림 대사는 이달 초 한 ·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훈센 총리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캄보디아 영농지도자 육성에 합의했다며 10여년간 서류 수준에서만 맴돌던 캄보디아의 새마을운동이 초석을 깔게 됐다고 강조했다. 림 대사는 내년부터 캄보디아에 세워질 농업대 학생 30여명을 경기도에 보내 영농교육을 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교수들이 캄보디아에 와 농업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대학 인근에 3000㏊(3000만㎡) 규모의 모델 농장을 조성해 현지에 맞는 농작물 개발에 나선 뒤 이를 캄보디아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정부 프로젝트도 한국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캄보디아의 미경작지가 400만㏊(400억㎡)에 이를 만큼 많은 데다 빈곤한 탓에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대부분 기름진 땅이어서 농업 투자에는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쌀이 대부분인 곡물 생산을 옥수수와 콩으로 확대해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 에너지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으로서도 새마을운동은 한류 드라마와 같은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해외에 식량기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길입니다. "

그는 "요즘 캄보디아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한국어를 배우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며 "새마을운동도 한류 드라마처럼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2004년 한국에 부임한 림 대사는 두 딸이 KDI 국제정책대학원과 연세대에서 각각 석사과정을 밟는 등 가족이 모두 지한파다. 고등학교 수학교사 출신인 그는 폴포트 정권 아래에서 농부로 일하기도 했으며 한국과 수교한 지 2년 뒤인 1998년부터 캄보디아 총리실에서 한국 담당을 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쌓았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다이내믹함을 좋아한다"는 그는 "이유는 모르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은 한국인과 얘기만 하면 서로 좋아하게 된다"며 친근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한국 내 좌파와 우파 간의 극심한 분열 현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지나치게 화를 내면 잃게 된다"는 캄보디아 격언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는 참고 화해하고 자비를 베푸는 부처의 정신으로 인근 국가와의 분쟁도 대화로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북핵 문제 역시 남과 북이 서로 대화를 하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