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합법성에 의문"..파리서 反아마디네자드 시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대선 후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이란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16일에도 이란 대선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란의 상황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에서 개최된 오마르 봉고 가봉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 부정의 정도가 시위대의 격렬한 반발에 비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가 전했다.

사르코지는 이어 "이란의 상황은 아주 심상치 않은 것"이라면서 시위대에 대한 이란 당국의 잔인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집권 세력은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선거승리가 사실이라면 왜 그토록 무자비하게 반대파를 탄압하고 투옥하는지 우리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이 같은 선거는 무시무시한 소식이며 비극"이라면서 "그러나 연쇄적인 (악순환의) 사슬을 끊으려는 여론의 움직임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에도 엘리제궁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이란 당국의 폭력적 진압을 비판하고 이란의 정치 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성명에서 "이란 당국은 대중의 자유를 억압하고 언론인의 취재를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당인사들은 체포까지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위대를 겨냥한 발포로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또 다시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지지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고 이란 관영 프레스TV가 전했다.

관영 프레스TV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바나크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시위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규모가 커졌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참가자 수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국영방송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에 군중들이 몰려들고 있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또한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란인들도 이날 파리에 있는 주프랑스 이란대사관 앞에서 선거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개혁파 무사비 후보의 사진을 들고 집결한 시위대는 "아마디네자드는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재검표를 요구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