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냉전시대 핵무기 계획을 위해 채굴한 우라늄 광산 탓에 오염됐던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 주택의 재건축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미 환경보호국(EPA)은 최근 애리조나 주 일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의 주택과 건물 중 과거 우라늄 채광으로 오염된 건축물의 폐기 및 재건축을 위해 연간 최대 300만달러까지 향후 5년간 지원하는 계획을 추진키로 했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이 15일 AP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은 과거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애리조나, 뉴 멕시코, 유타주 등 3개 주 2만7천 평방마일에 걸쳐 있는 나바호 보호구역 내 우라늄 광산에서 수백만t의 우라늄 광석을 채굴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나바호 인디언들이 방사능 위험을 모른 채 광산 노동자로 일하다가 오랜 기간 방사능에 노출되면서 각종 암과 폐, 신장 관련 질환 등으로 숨졌고, 이들이 살던 지역도 방사능에 오염됐다.

나바호 자치정부 환경보호국의 릴리 레인 대변인은 "이번에 재건축 지원을 받는 대상은 자력으로 재건축할 수 없는 가구들"이라면서 "이들의 주택이 방사능에 얼마나 오염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재건축이 완료되면 안전한 주택에서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PA는 이를 위해 우라늄 광산 및 채광후 폐기물터 주변 1마일이내 건축물 500여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뒤 이중 오염이 심각한 구조물에 한해 재건축을 실시할 계획이다.

EPA는 방사능에 오염된 건축물의 분쇄와 건축 쓰레기 처리 및 재건축에 구조물 1개당 평균 25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해당 가구주들은 별도 부담을 안해도 된다.

이 재건축 예산지원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 내 방사능 오염 제거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2012년까지 계속되는 프로젝트이다.

EPA 측은 향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건축물이 추가로 발견될 경우 추가로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주 일대에 정착해 살던 나바호 인디언들은 1840년대부터 미 연방정부가 인디어 초토화 정책을 시행하고, 특히 1864년부터 4년간에 걸쳐 뉴멕시코주의 포트 섬너로 강제로 쫓겨나는 '머나먼 여정(The Long Walk Trail)'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후 1923년 보호구역 내에서 석유가 발견됨에 따라 임대계약을 체결해 자치정부 형태로 운영돼 왔으며 1940년대 이후 핵무기 계획에 따라 우라늄 광산에 대한 채굴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방사능 오염 피해를 보기도 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