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우정(郵政) 사장 연임 문제를 둘러싸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 대립하던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 총무상이 12일 경질됐다.

하토야마 총무상은 이날 낮 아소 총리를 찾아 사표를 제출했고, 아소 총리는 곧바로 이를 수리했다.

정치권에서는 하토야마 총무상이 사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물러났지만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로써 아소 내각에서 사임한 각료는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전 국토교통상,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재무상에 이어 3명으로 늘었다.

아소 총리는 각료 사퇴가 이어지면서 중의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을 갖게 됐다.

하토야마 총무상은 사표가 수리된 뒤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는 올바른 것이 통하지 않는 때가 있다.

그때가 지금이다"라며 아소 총리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형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와의 연대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그것은 장래의 과제"라고 말해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앞서 하토야마 총무상은 이날 오전 아소 총리와 만나 니시카와 요시후미(西川善文) 일본우정 사장의 진퇴 문제를 논의했으나 아소 총리가 연임 고수 입장을 견지하는 바람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아소 총리는 공석이 된 총무상의 후임을 별도로 임명하지 않고 사토 쓰토무(佐藤勉) 국가공안위원장을 겸임시킬 방침으로 전해졌다.

하토야마 총무상은 앞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우정의 경영 개선을 위해 니시카와 사장을 경질하고 유력한 재계 인사를 후임으로 기용하겠다고 아소 총리에게 타진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에도 아소 총리는 니시카와 사장 유임 방침을 분명히 밝혔지만, 하토야마 총무상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대립해 왔다.

정치권에서는 아소 총리가 차기 중의원 선거 시점을 숙고하는 상황에서 여권의 내분으로 인한 각료 경질 사태가 발생한 만큼 여권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자민당 내에서도 하토야마 총무상의 주장을 지지하는 의원이 적지 않고 그가 이날 탈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료들과 상담할 것이다. 여러 동료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이번 사태가 앞으로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