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간 결혼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미스 캘리포니아 캐리 프리진(21)이 10일 결국 자격을 박탈당했다.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스 USA 조직위원회 도널드 트럼프 위원장과 간부들은, 프리진이 동성애자 결혼문제에 대한 발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서명한 계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미스USA 대회 캘리포니아 조직위 책임자인 케이스 루이스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프리진이 캘리포니아 조직위를 위한 행사에 출연을 꺼린 것을 포함해 순전히 계약위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는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 프리진이 번외행사에 출연해 동성애자 결혼에 반대한다는 둥 경솔한 발언을 일삼으면서 정작 미스 캘리포니아 행사에는 빠진다고 불평했었다.

미스 캘리포니아대회 조직위 소유자인 트럼프는 이 소식을 들은 후 애초 그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으나 마음을 바꿨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프리진에게 업무에 복귀하고 조직위와의 계약을 존중하라고 말했고 그럴 기회를 줬지만 불행하게도 그렇게 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해고 통지'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가 미국 방송 리얼리티 쇼의 원조인 `서바이벌'에서 탈락자에게 "당신은 해고됐어(You're fired)!"라고 외친 말은 미국인들의 유행어가 된 바 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은 2003년 미스 틴 USA 우승자로 미스 캘리포니아대회 차점자인 타미 파렐(24)이 프리진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리진의 변호사 찰스 리먼드리는 "프리진이 10일 아침 전화로 통보받았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프리진은 계약을 어긴 일이 없으며,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 못하겠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진은 미스 USA대회에서 동성애자의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결혼서약은 남자와 여자가 해야 한다고 대답했지만 2등을 차지했다.

이 발언이 집중적인 비판을 받자 프리진은 대중을 상대로 동성애자 결혼반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번외행사에 출연할 때는 미인선발대회 관계자의 승인을 받도록 한 계약위반이다.

동시에 그녀의 반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기 시작했다.

사진은 크게 문제될 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대회 관계자들은 그런 사진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것은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애초 프리진을 계속 고용키로 결정하자 루이스의 동료 간부인 샨나 모클러는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다.

모클러는 프리진의 해고가 발표되자 "미스 USA조직위와 트럼프에 대한 내 믿음이 회복됐다"고 말했지만 이전 자리로 복귀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대회 당시 동성애 관련 질문을 했던 심사위원 페레스 힐튼은 이번 자격 박탈 결정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