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총리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는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 기념식에 참석,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의원들의 세비 부당 청구 스캔들로 어수선해진 정국을 수습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방송은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이 보수당에 참패했으며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노동당의 참패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앞서 5일 대대적 개각을 단행했다. 교체설이 거론됐던 앨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밀리밴드 외무장관은 유임됐고,앨런 존슨 보건부 장관이 내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총 10명의 장 · 차관이 바뀌었다. 봅 아인스워스 국방장관,앤디 번앰 보건부 장관 등이 새로운 각료로 임명됐다. 그러나 총리직 고수와 개각을 통한 그의 정치적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비 스캔들로 헤이젤 블레어스 지역사회장관 등 각료들이 줄사퇴 의사를 표명한 데다 사임 의사를 밝힌 제임스 퍼넬 노동연금장관이 브라운 총리에게 사퇴를 공식 촉구하면서 결정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최측근의 하극상도 브라운 총리를 궁지로 내몰고 있다. 더 타임스는 브라운 총리의 측근인 로드 만델슨 산업장관이 브라운 총리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자의식이 과하며 포퓰리즘에 사로잡혔다'고 비난한 이메일이 발견됐다고 7일 보도했다.

한편 브라운 총리는 이날 기념식 연설에서 두 차례나 인근 오마하 해변을 '오바마 해변'으로 부르는 실수를 저질러 또 한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