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강제수용소 방문..메르켈 "희생자들에 사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를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드레스덴에서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 뒤 메르켈 총리,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 강제수용소 생존자 베르트란트 헤르츠 등과 함께 바이마르 인근에 있는 부헨발트 수용소를 찾았다.

부헨발트 수용소는 유대인 등 약 5만6천명이 나치의 손에 목숨을 잃은 곳으로 오바마의 외종조부인 찰리 페인은 2차세계대전 당시 미 89보병사단 병사로 부헨발트의 부속 시설인 오르트루프 수용소 해방 작전에 참여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기 위해 강제수용소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50년여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비탄과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헨발트 수용소가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최후의 반박 증거'라면서 "오늘 본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용소 곳곳을 둘러본 뒤 한 추모비 앞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백장미를 헌화했다.

메르켈 총리도 "이 수용소와 다른 수용소에서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들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을 수 없다"면서 "모든 나치 희생자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라고 한탄하면서 "우리 독일인들은 이런 일들이 결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