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를 도운 '큰손'들이 전세계 각지의 미국 대사 자리를 꿰찼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일 신임대사 8명을 임명하면서 3명의 캠페인 기부자들과 기금 모금자들도 "플럼 포스트(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자리)를 차지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신임 바하마 대사로 지명된 니콜 아방은 배우이자 음반사 경영자로 지난해 오바마를 위해 최소 50만 달러를 모금하면서 오바마에게 최고 4천6백달러, 힐러리에게 5백달러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방의 가족 전체가 민주당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다고 정파에 관계없이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단체인 책임정치센터(CRP)가 밝혔다.

전 레코드 회사 사장인 아버지 클라렌스 아방은 오바마와 클린턴 측에 4천6백달러를 기부하면서 오바마의 취임 기금에 2만5천달러를 더 보탰고 아방의 남동생도 오바마 진영에 4천6백달러, 클린턴 진영에 1천2백50달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로 임명한 도널드 깁스는 콜로라도 커뮤니케이션즈 사의 사장이자 앨 고어 전 미 부통령의 측근이다.

깁스는 최소 5만 달러를 모아 오바마 후보에게 보내는가 하면 그의 선거 본부에 4천달러, 힐러리에게 2천3백달러를 기부했다고 책임정치센터는 발표했다.

캐나다 대사로 임명된 데이비드 제이콥슨은 일리노이 변호사 출신으로 오바마를 위해 5만~ 10만 달러 사이의 기금을 조성했다.

그는 오바마에게 2천5백달러를 기부하면서 난항을 겪었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클린턴과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에게도 각각 5백달러를 후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부액은 많지 않아도 군사와 외교 경험이 있는 이들을 멕시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대사관으로 보냈다.

멕시코 대사로 부임하게 될 카를로스 파스쿠알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오바마 진영에 1천달러를 기부했을 뿐이다.

그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로 일했고 유럽과 그 주변의 재건과 안정화와 관련한 외교 경험이 있다.

중동지역에서 미국동맹의 중심축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직은 퇴직한 육군준장인 제임스 스미스가 맡게 됐다.

패트리어트 대미사일 요격미사일을 생산하는 레이시온 통합방위시스템사의 경영진인 그는 걸프전 참전을 제외하고 중동지역과 직접적인 경험은 없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