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정착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일부 동료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이례적으로 비판을 사고 있다.

앤서니 웨이너 하원의원은 3일 "내가 보기에 대통령은 다른 나라문제를 다룰 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정착촌에 관한 모든 대화는 팔레스타인 측의 진지한 노력과 짝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웨이너 의원의 발언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카이로 연설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하원의원은 웨이너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핵심 동맹인 미국은 정착촌 문제를 놓고 보기 드물게 공개적으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을 약속하고 점령 서안지구와 예루살렘에서의 모든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에 반복해 요구했다.

반면 우익 내각을 이끌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정착촌의 "자연적인 성장"에 대한 이스라엘의 권리를 내세워 두가지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자연적인 성장"은 인구증가에 맞춰 정착촌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이다.

웨이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아이를 새로 들여온 가정에 집을 증축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합당한 미국 정책의 범주를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고립된 동맹국에 대해 미국이 압도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는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대통령이 그 선에 접근하고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60% 이상의 지지도를 자랑하는 오바마에 대한 자당 의원의 비판은 이례적이다.

웨이너 의원을 비롯, 상.하 양원의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이스라엘이 미 의회에서 민주, 공화 양당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셸리 버클리(민. 네바다)의원은 행정부의 입장은 지난 20년간의 "미-이스라엘 협정과 미국 정책의 단호한 변화"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이스라엘과 같은 가깝고 강력한 동맹국에 대한 그런 성명이 그처럼 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을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