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외국인 입국자 뿐만 아니라 출국자에 대해서도 지문채취를 실시키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미 국토안보부는 5월28일부터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과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카운티 공항에서 출국하는 비시민권자를 대상으로 지문 채취 시스템을 한달여간 시범 실시중이다.

출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지문채취는 여행서류의 허위 작성을 근절하고, 신분도용을 막는 한편 불법체류 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국토안보부의 설명.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장관은 "지문채취 시스템은 비시민권자가 출국해야 할 때 미국을 떠났는지 혹은 불법체류자로 미국에 남아있는 지를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름이나 생년월일 등과 달리 지문은 위조가 불가능해 외국인들의 출입국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애틀랜타 국제공항은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디트로이트 공항은 출국 게이트에서 지문을 채취중이다.

애틀랜타 공항의 경우 이미 지난 1일까지 모두 외국인 3천100명의 지문을 채취했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는 전하고 있다.

미 정부는 2004년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심사대와 비자 신청시 지문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시행, 수천명의 범죄자를 검거하고, 이민관련 법규 위반자를 적발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국토보안부는 7월2일까지 애틀랜타와 디트로이트 국제공항에서 출국 외국인에 대한 지문채취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뒤 7월말까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2011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하지만 외국인 출국자를 상대로 한 지문채취에 대해 항공사들이 비행기 연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항 게이트에서의 지문 채취에를 항의하고 나섰다.

특히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토안보부에 서한을 보내 이 프로그램에 반대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애틀랜타 지점의 김청규 지점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애틀랜타 공항의 경우 출국 외국인에 대한 지문채취가 오전11시부터 저녁 8시까지만 실시되고 있어 대한항공을 통해 한국으로 출국하는 승객들은 대부분 이 시간대 전에 출국 수속을 밟고 있어 큰 불편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이어 "하지만 출국 외국인에 대한 지문채취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될 경우 출국수속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불편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IATA 차원에서 계속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