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후진타오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이번 전화 통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될 대북 제재 방안을 놓고 중국 최고지도부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주요국은 대북 강경 결의안을 채택한다는 기본 원칙하에 북한의 해외자산 및 금융계좌 동결,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북한의 무기금수 목록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사회가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강경 제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이 앞장서서 북한을 제재하는 형식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북한에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이른바 '스마트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중미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각급 차원에서 교류가 빈번해지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그는 "중국은 상호 교류를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양국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 기꺼이 중국과 공동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