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학생 대부분 풀려났다" 미확인 보고도

탈레반 무장대원들이 1일 파키스탄 북부에서 학생과 교직원 등 400여명을 동시에 납치했다고 현지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내 북와지리스탄의 라즈막 대학 학생과 교직원 400여명은 이날 30여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북서변경주(州) 반누지구로 향하던 도중 실종됐다.

납치 사실은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17명이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라즈막 대학의 부총장인 자베드 알람은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차량에는 300명 이상의 학생과 30여명의 교직원이 타고 있었다"며 "매복했던 무장대원들이 나타나 공포탄을 쏘며 차량을 세웠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의 부족지역 담당 보좌관인 미르자 무하마드 지하디 역시 납치 사건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AFP통신은 피랍됐던 학생과 교직원 대부분이 무사히 풀려났으며, 24명만이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돼 있다는 미확인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라즈막 대학 학생인 모하마드 샤피크는 "우리는 30여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지역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중이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복면을 한 무장세력이 차량을 세우고 우르두어와 파슈툰어로 우리가 정부군 병력인지를 캐물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인 샤 후세인은 "무장세력은 우리를 잠시 세워두고 심문했지만 이내 대부분의 학생과 교직원을 풀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후세인은 "그러나 일부 차량은 뒤처져 동행하지 못했다.

그들이 어떤 상황이 처해있는 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납치는 최근 파키스탄 정부의 탈레반 소탕작전이 강화되자 정부에 대한 반격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보안당국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탈레반이 휴전협정을 어기고 세력확장을 시도하자 지난달 말부터 북서변경주 스와트, 디르, 부네르 일대에서 소탕전을 벌여 그동안 1천200여명의 탈레반 대원을 사살했고 스와트 중심도시 밍고라를 탈환했다.

또 정부군은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의 최고 지도자인 바이툴라 메수드 및 그와 연계된 알 카에다 세력이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FATA 내 남 와지리스탄에 대한 공세도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테러 보복을 경고했고 실제로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와 북서변경주 주도인 페샤와르 등지에서 무차별 폭탄 테러를 감행해왔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