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 적기… 노사 함께 '가이젠' 재시동
1일 도요타자동차 본사가 있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모토마치공장 조립라인.작년까지만 해도 전장품 조립부에는 12명이 1개조로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6명만 일하고 있다. 올 들어 생산량을 50%가량 줄이면서 라인 흐름 속도를 절반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조원 6명은 쉬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 조장을 포함한 나머지 조원들은 조립부 사무실에 모여 회의 중이었다. 회의 주제는 전장품 장착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이젠(개선)' 방안.조립시간을 단 1초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짜내고 있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대대적 감산에 돌입한 도요타 공장은 예상 밖으로 썰렁하지 않았다. 조립라인이 천천히 돌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줄긴 했지만 그 공백을 '가이젠' 열기가 메워주고 있었다.

가이젠은 도요타를 '세계 최강의 자동차 회사'로 만든 대표적 생산성 혁신운동. 감산으로 작업 인원이 줄면서 여유가 생긴 근로자들은 원가를 아끼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젠'에 다시 머리를 싸매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인 4370억엔(약 5조7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비상 경영을 선언한 도요타는 올해 원가 개선을 통해 총 3400억엔을 아끼는 긴급 수익 개선책을 추진 중이다. 현장 근로자들의 가이젠 활동은 회사의 이런 방침에 대한 자발적인 호응이다.

노조도 회사의 위기에 손발을 맞추고 있다. 지난 3월 말 끝난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조는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너스를 삭감하자'는 회사안을 그대로 수용했다. 6000명의 기간제 종업원(계약직) 감원에도 토를 달지 않았다.

고노 신야 도요타 노조 서기장(사무국장)은 현대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연례행사처럼 벌이는 파업에 대해 "대화와 협상으로 풀지 못할 문제가 없을 텐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기업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카마루 노부유키 노조 기획국장은 "회사가 창업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은 만큼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돌파하자는 게 조합원들의 정서"라고 말했다.

도요타시(일본)=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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