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상, 금융지원, 바이오에너지 등 협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중미 3개국 방문에 나선다고 브라질 대통령실이 31일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밤 엘살바도르 수도 산 살바도르에 도착한 뒤 1일 열리는 마우리시오 푸네스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에 참석한다.

룰라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방문 기간 푸네스 당선자를 비롯해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등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미국의 관심이 소홀해진 중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산 의도가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미 지역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왔으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정부를 거치면서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었고, 미국발 금융위기는 중미 지역에 대한 무관심을 더욱 부추겼다.

멕시코도 최근 수년간 선진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는 입장을 고수해온데다 경제위기와 치안불안 등 국내문제까지 겹치면서 중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브라질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이 브라질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 외무부 관계자도 "룰라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중미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브라질 정부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룰라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통상ㆍ투자 확대와 바이오 에너지 공동개발, 금융지원 확대 등 폭넓은 경제협력 방안을 제의할 예정이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사탕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대량생산 계획 참여를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살바도르는 중미 지역에서 대미(對美) 에탄올 수출 중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네스 당선자는 룰라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모델로 삼겠다는 입장과 함께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회구호 프로그램인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를 자국에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과의 정상회의에서는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유전개발 및 수력발전소 건설 참여, 엠브라에르(Embraer) 제조 항공기 판매 등 문제를 협의한다.

이어 오스카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중미통합체제(SICA)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를 놓고 의견 교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가 회원국이고, SICA에는 벨리즈ㆍ코스타리카ㆍ엘살바도르ㆍ과테말라ㆍ온두라스ㆍ니카라과ㆍ파나마 등이 정회원국, 도미니카공화국은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브라질은 메르코수르-SICA 간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룰라 대통령은 7월부터 SICA 순번의장을 맡는 아리아스 대통령과 FTA 체결을 통한 남미-중미 시장통합 가능성을 협의한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국책은행인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을 앞세워 중미 지역 국가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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