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파산보호 신청 발표

미국의 상징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합니다.이제는 회생의 속도가 관건입니다.

채권단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GM은 구조조정 방안 마감시한인 1일 파산보호에 들어가게 됩니다.채권단 가운데 약 54%인 975개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측의 출자전환을 통한 지분배분 수정안을 받아들인 것입니다.회사측은 애초 채권단에 부채 탕감을 조건으로 새로 탄생하는 ‘뉴GM’의 지분 10%를 주기로 했습니다.그러나 채권단이 반대하는 바람에 지분 10%에다 신주인수권 15%를 더 얹어주기로 했습니다.이로써 채권단은 달러당 10센트를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GM이 소속된 전미자동차노조(UAW)도 지난달 29일 퇴직자 건강보험기금에 대한 회사측의 출연금 100억달러 탕감 요구를 수용했습니다.조합원 투표를 실시해 74%의 찬성으로 회사측과 합의한 구조조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은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마그나인터내셔널에 매각하는 방안이 합의됐습니다.GM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허머의 매각협상도 타결이 임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습니다.

버락 오마마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 12시30분에 백악관에서 GM의 파산보호 신청 배경을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GM은 프리츠 핸더슨 최고경영자가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산보호 절차 등을 설명키로 했습니다.미 정부는 그동안 GM에 194억달러를 투입했습니다.앞으로 파산보호 기간 동안에 300억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했습니다.이에 따라 지분 72.5%를 갖고 GM을 한시적으로 국유화합니다.

시보레 볼트가 효자될까

미 정부는 GM이 이르면 30일,늦어도 60∼90일 후면 파산보호 절차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크라이슬러가 한달 간의 과정을 거쳐 파산보호 절차를 거의 완료한 것을 감안했습니다.파산보호 절차를 거친 GM의 회생 여부와 속도는 시장상황이 결정합니다.GM은 구조조정 방안에서 지난 1월 현재 950만대(연환산)인 미국시장의 신차 판매량이 1000만대로 회복할 경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GM이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가파른 시장점유율 추락을 막는 일도 과제입니다.GM의 시장점유율은 1980년 45%에서 지난해 22%로 절반 가량 떨어졌습니다.도요타,현대차 등 해외 경쟁업체들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고 판매하지 못한 탓입니다.GM이 노조로부터 퇴직자 건강보험기금을 탕감받고,임금 삭감을 양보받는 대신 가동이 중단될 공장을 활용해 소형차를 집중 생산키로 한 것은 도요타와 현대차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GM의 글로벌 차량 생산과 개발을 주도해 온 로버트 루츠 부회장이 올연말 은퇴하는 것은 뉴GM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루츠 부회장은 2001년 GM에 영입돼 그나마 GM의 명맥을 유지시켜왔습니다.그는 GM이 히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차세대 전기차 ‘시보레 볼트’를 기획한 주인공입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