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랫동안 낙태옹호 운동을 벌여온 의사가 교회에서 총격을 받아 살해됐다.

만기(晩期)낙태를 포함한 낙태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여 낙태 반대론자에게 `공공의 적 1호'로 꼽히는 조지 틸러(67) 박사가 31일 캔자스 주 위치토 시의 한 교회에서 봉사하던 중 총을 맞아 숨졌다고 그의 변호사가 밝혔다.

총을 쏜 용의자는 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체포됐다고 위치도 시 관리를 인용, AP통신이 전했다.

틸러 박사가 운영하는 병원은 임신 21주가 지난 후에도 낙태 시술을 하는 미국의 병원 세 곳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그는 당국과 여러 차례 법정 다툼을 벌였고, 낙태반대 운동가들의 물리적 공격을 받았다.

지난 1985년 그의 병원은 폭탄공격을 받았고, 1993년에는 낙태반대 운동가가 그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틸러 박사는 최근에도 병원의 감시카메라 전선이 절단되고 병원 지붕이 훼손되는 등의 일이 있었다면서 이달 초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요청했다.

2006년 당시 공화당 소속 필 클라인 캔자스 주 법무장관은 틸러 박사가 불법적으로 만기낙태를 시술했다고 기소했으나 재판 절차상의 문제로 재판이 무산되기도 했다.

캔자스 주 법에 따르면 임신 22주 이상인 상태에서 낙태 수술을 하려면 우선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어 태아가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올 때는 의사 2명이 낙태를 하지 않으면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신체상의 중대한 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확인이 있어야 한다.

지난 3월에도 틸러 박사는 만기낙태를 위한 두 번째 조건인 다른 의사의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19차례 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배심원들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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