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고 무시", "핵반항, 판돈 올렸다"

미국 언론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2차 핵실험 실시를 긴급 보도하며 사태 전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2006년 1차 실험 때와는 달리 준비 과정이 외부세계에 거의 포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실험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배경과 향후 파장에 더욱 주목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은 우리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25일)를 맞아 대부분의 미국인이 연휴를 즐기는 상황에서 나왔다.

CNN 방송은 연합뉴스의 긴급 보도로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이 전해지자 일요일인 이날 밤 11시께 정규방송을 잠시 중단한 채 서울을 연결해 북한의 핵실험을 긴급 보도했다.

CNN은 북한의 이번 핵실험 실시에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어떤 대응에 나설지를 주목하면서 추가 핵실험 실시가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에 대한 반발이 아닌지 등 배경 파악에 촉각을 세웠다.

방송은 "만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했다면 로켓 발사 때보다 더 강한 전 세계적 대응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뉴스는 `핵 반항'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북한의 추가 핵실험 사실을 긴급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인터넷판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판돈을 과감히 올리면서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핵실험이 여기자 억류 문제로 북한과 미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가 앞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터넷판을 통해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사죄'를 요구하면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밝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핵실험 실시는 지난달 장거리 미사일에 이어 자신들이 발표한 경고를 이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자신들의 군사력 강화 및 경제 지원과 안보적 측면에서의 양보를 받기 위한 외교적 수단 등으로 이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워싱턴포스트(WP),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대부분의 주요 미국 신문도 AP통신 등을 인용해 2차 북 핵실험 사실을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