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에너지 · 통상위원회가 지구온난화 가스의 배출 제한과 배출권 거래를 위한 법안을 가결함에 따라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위한 전 세계 공조에 파란불이 켜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의회가 조속히 법을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정부는 최근 자동차 연비를 대폭 올리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전임 부시 정부가 반대해 왔던 교토의정서 가입에도 찬성의 뜻을 밝힌 상태다.

1997년 선진 38개국은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기로 한 교토의정서에 합의했다. 교토의정서는 2012년에 만료되며,각국은 올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 회의에서 2012년 이후 새로운 기후변화협약 이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의 감축 목표가 유럽연합(EU) 등이 제시한 감축 목표에 크게 못미쳐 앞으로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는 추후 30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기준 평균 30% 줄이자고 제안해왔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기준이 2005년인 미국의 법안을 199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5% 줄이는 것에 불과해 EU의 목표와 큰 차이가 난다.

JP모건의 벤 펠드만 이사는 "미국이 더욱 공격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이처럼 선진국 간 간극이 적지 않아 12월 코펜하겐 회의에서 중국 등 신흥국에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압박하려했던 선진국들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중국은 이미 선진국을 압박하는 중이다. 중국은 최근 선진국이 2020년까지 온실 가스를 1990년 대비 40% 줄여야 하며,국내총생산(GDP)의 0.5~1.0%를 신흥국에 지원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도록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