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중국의 인권 문제와 티베트 통치를 줄곧 건드려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의원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펠로시 의장이 우방궈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국회 의장) 초청으로 미 하원 대표단과 함께 24일부터 일주일 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 의원 가운데 가장 중국에 비판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그동안 중국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다.지난 1991년 당시 초선의원이던 펠로시 의장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죽은 이들을 추모한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중국 정부의 1989년 천안문 사태 유혈 진압을 규탄했다.지난해 펠로시 의장은 티베트 라싸에서 발생한 티베트인들의 대규모 독립 시위를 중국 정부가 유혈 진압하자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서 신화통신은 지난해 “펠로시 의장 같은 ‘인권 경찰’이 중국에 대해서만 비난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또한 펠로시 의장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인물”로 꼽히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번 방문에서 펠로시 의장은 베이징에서 열리는 환경에너지포럼에 참석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전했다.WSJ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 외교에서 인권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는다면서 경제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펠로시 의장의 방중에 대해서 양쉬통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톈안먼 사태 20주년이 코 앞이라 “시기가 좋진 않지만 펠로시 의장의 방중은 긍정적”이라면서 “이번 방문으로 펠로시 의장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