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달 초 이집트에서 `비무장'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20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6월 4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동평화와 화해를 주제로 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연설을 통해 공개할 새로운 중동평화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그간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각 회담했으며, 오는 26일에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28일에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을 차례로 만나기로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구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2002년에 사우디 아라비아가 제안했던 `포괄적 평화구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사우디의 평화구상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팔레스타인 서안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골란고원 등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게 골자이다.

이와 관련, 압둘라 국왕은 최근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레바논 등 중동 57개 국가가 참여하는 평화정착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아랍계가 주로 거주하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되 무장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루살렘 내에 3대 유일신교의 성소가 몰려 있는 `구도시(Old City)'는 국제사회가 관리하는 지역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오바마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구상안 중 하나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내용의 평화구상이 확정되더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수립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예루살렘의 분할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온전한 주권을 가진 국가의 수립을 요구하고 있어 비무장화 방안에 대해 반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