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뱅크 前분석가 뉴스위크 기고

미국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한 직접적 계기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아니라 미국 의회가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금융 전문가의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월드뱅크 전직 경제분석가인 리아? 아메드는 최근 기고를 통해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제 불능 상황으로 몰고 간 직접적 계기가 됐다는 게 통념이지만 실질적으로 파산 자체가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간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아메드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미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노출시켜 당시의 금융 부문에 대한 정책이 부적절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고 미 정부로 하여금 개별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 시스템 전반을 대상으로 한 해결책을 강구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메드는 "지난해 9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결정된 뒤 미 정부의 구제금융 계획이 나올 때까지 2주 동안 다우 지수는 2.5%가량 떨어지는 데 그쳐 1만1천143을 유지하고 있었고 시장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미 하원이 구제금융 법안을 부결시키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 하원의 첫 법안 부결 이후 2주 동안 다우 지수는 25% 가량 폭락하면서 2천700포인트 이상 빠졌고 더욱 중요한 건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3일 법안이 가결됐지만 이미 신뢰 회복은 물 건너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메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 문제를 다루면서 정치 시스템의 문제점이 한 국가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악몽을 경험한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지금도 그 여파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